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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오지 않을 땐 라이딩을 하고 비가 올 때는 라이딩에 대한 책을 읽고 있는 요즈음(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라이딩 관련 도서가 많은 건 아니지만;)이고, 저자의 전작 [아메리카 자전거 여행]을 무척 재밌게 읽었던 터라 반갑게 집어들었다. 게다가 제목은 어찌나 매력적인지. 하지만 더글라스 애덤스의 책이 실제로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들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듯 홍은택의 책 역시 실제로 서울을 여행하는 라이더들에게 어떤 종류의 지침도 제공해 주지 않는다. 그냥 저자 본인이 서울 시내 자전거 출퇴근을 하면서 느낀 점+서울의 지리적 역사 등을 신문에 연재한 것을 모아 낸 책.
지리학이나 역사에는 전혀 관심이 없는 터라 전반적으로는 좀 실망스러웠다. 다만 5부, 라이더에서 레이서로의 길 파트에서 프랑스의 PBP대회 (파리-브레스트-파리)에 대해 참가해야겠다고 작정하고 그에 도전하는 과정을 적은 부분은 매우 흥미로웠다. 확실히 이 분의 글쓰기의 매력은 뭔가 성취하고자 노력하는 것에 대해 쓸 때 나오는 것 같다. 아니면 내가 그런 부분에만 관심을 갖고 있는 건지도. 2007년 8월에 나온 책이니 그후로도 1년, PBP대회에의 도전을 다시 하고 계신 걸까. 궁금해진다. 책을 읽다 보면 바빠서+잘 시간을 늘리기 위해 자전거 출퇴근을 포기한 적도 많았다고 하는데 요새는 어떠실런지. 인상깊었던 프롤로그(의 프롤로그): 어쩜 기만인지도 모르겠다. 직장과, 때로는 가정에 묶여 있는데 자유로운 것처럼 행동하려는 것은. 분명 출근하는 길인데 마치 소풍 떠나는 것처럼 채비를 갖추는 것은. 어 딜 다녀도 그게 그것인데 새로운 것을 발견한 것처럼 말하는 것은. ....내 일상은 아직 내 관심을 잃지 않을만큼 충분히 흥미롭지만 (맨날 삽질만 하고 다니니 당연한 건지도ㅜㅜ) 그래도 기만이 필요하지 않을 정도로 내 일상이 유지되고 있는 하나의 이유인 라이딩. + 롤러코스터같은 재미가 있는 책은 아니지만 다 읽고 나면 서울 시내를 자전거 타고 돌아다니고 싶은 기분을 주체할 수 없게 된다. 어제의 서울 시내 라이딩도 그 여파였음. ^^;
원래는 하트코스를 돌 생각이었는데 나가려고 보니까 비가 와서 (나는 우중라이딩을 마다하진 않지만 집 나갈 때 비가 오면 자전거를 안 끌고 나가는 편) 포기하고 집에서 책 읽다가 저녁 때 이촌동으로 향함.
딱히 이촌동을 가야겠다고 생각하고 간 건 아니고, 집에서 편도 한 시간 거리 안에 있는 곳이 이촌동이라. 갈 때는 강남쪽 자전거도로로 갔는데 반포지구쪽은 아직 공사가 덜 되어서 가로등이 없어서 매우 위험했다. 될 수 있는대로 천천히 가는데 도로에 물이 고인 곳도 있고 흙을 안치운 곳도 있고 그래서 위험(퇴비 냄새도 좀 난다;). 잠수교를 건널 때는 속도를 내어 북쪽 아치 부분을 쉬지 않고 올라갔다. 좀 감격. (...이라고 쓰는 건 내가 얼마만큼의 저질엔진ㅜㅜ인지 폭로하는 꼴이 되겠지만ㅜㅜ) 잠수교 오른쪽으로 올라가 좌회전해서 강북 자전거도로로 진행, 동작대교까지 와서 금강 병원쪽으로 빠져나갔다. 길을 몰라서 좀 헤맸음. 이촌동에 들어와서는 인도로 천천히 지나면서 흘깃 보니 C4는 케익이 다 떨어진 거 같았다. 근데 어떤 젊은 부부가 나를 보고 손을 번쩍 들어 아는 척을 하는 듯한 동작을 했다. 물론 나는 그냥 무시하고 진행. (자전거를 타는 중 딴 곳에 시선을 팔면 매우 위험하다;) 그분들은 내게 인도로 통행하지 말라고 하고 싶었던 건지 나를 아는 사람이었던 건지는 모르겠지만 내 좁은 인간 관계로 봤을 때 후자는 아닌 거 같고; 인도에 사람이 없을 때만 타고 있으면 될 수 있는대로 내려서 끌바하고 있으니 별 상관 없을 듯 해서 그냥 진행. 조금 더 가서 르노뜨르에 들어가서 햄에그 샌드위치와 카페라떼로 식사. 르노뜨르는 7-8여년 전 내가 호밀빵 종류를 처음 먹어봤던 그 때 이후 처음이었는데 그때는 정말 파리식 빵집이란 느낌이 강했는데 오늘 와보니 그냥 파리크라상과 별 차이 없어서 실망했다. 솔직히 예전엔 너무 유럽식 빵들이 많아서 이거 곧 망하겠다, 라고 확신하고 있었는데(그 당시 이촌동에는 르노뜨르보다 훨씬 맛있는 빵집이 있었음. 지금은 기억 안 나지만;) 나름 대기업(샤니)이 들여온 거라서 안 망하고 그럭저럭 하고 있었나 보다. 빵맛도 많이 대중화되고. 식빵과 미니 크라상도 사왔다. 둘다 이름값이 있으니 나쁘지 않은 정도. 한 시간 정도 책을 읽으며 식사를 하고 일어났다. 시끄럽긴 하지만 견딜 수 있을 정도로 시끄럽다. 그럭저럭 괜찮은 시간이었다. 올 때는 강북 자전거도로 쪽으로 해서 왔다. 신동아 아파트에서 들어가는 입구가 있더라. 원래 자전거 도로로 들어올 생각은 없었는데 어쩌다 보니 들어오게 되었; 다음에는 신동아 아파트에서 우회전하지 말고 그냥 직진해야겠다. 자의는 아니었지만 강북 자전거도로로 달린 건 처음이었는데, 강남보다 많이 좋았다. 우리 집 근처의 한강 자전거도로는 비포장도로-_- 수준으로 요철이 심하고 맨날 공사중인데 여기는 움푹 패인 곳도 없고 공사 흔적도 찾아볼 수 없어서 놀랐음. 어쨌든 그래서 신나게 달렸는데 달리다 보니 중랑천 진입-_- 중랑천까지 오기 전에 강을 건넜어야 했는데 깜빡 했다. 어느 다리를 건널 수 있는지도 잘 몰랐고. ; 중랑천에서는 이름 모를; 다리를 건너 우회해서 강북 자전거도로로 들어왔는데 여기는 또 가로등이 없어서 매우 위험. 전조등 안 달고 다니는 분들도 많아서 역시 조심조심 집에 왔다. 나름 빨리+많이 달렸다고 생각했는데 집에 와서 거리를 보니 20키로. 라이딩이라고 하면 한숨만 나오지만 동네 마실이라고 치면 그럭저럭 양호한 편. ^^;
미피아체에서 점심을 먹고 (언제나 티라미스밖에 기억에 남지 않는다) A가 가방을 산다기에 백화점에 갔다왔다. 여기저기서 가방을 들어봤지만 A는 역시 셀린이 어울린다. 근데 셀린은 가을 신상은 아직 안 나온 거 같고(설마) 맘에 들었던 하얀 숄더백은 여름용이라 A같이 가방에 관심없어서 한 번 사면 몇 년 동안 그거만 들고 다닐 사람은 사면 안되는 가방이라; 구매 포기. 근데 정말 이쁘고 가격도 60만원으로 저렴해서(...명품백치고는 저렴T_T;) 좀 아까웠다. A가 어울리지 않는 가방 들고다니는 것 좀 그만 보고 싶은데=_= 자꾸 가방 살 타이밍을 놓친다.
집에 들어와서는 잠깐 쉬었다가 자전거를 끌고 나갔다. 5시 좀 넘어서 나간 거 같은데 들어온 시각은 10시 좀 넘어서. 처음 자전거를 끌고 나갈 땐 이촌동에 가서 C4에서 케익이나 하나 사와야겠다, 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나갔는데 일단 한강 자전거 도로로 내려가서 잠수교를 건너 서빙고동으로 가니 생각이 달라지더라; 이촌동 가려면 왔던 길을 조금 돌아야 하는 것도 있고 종로쪽으로 가서 나무와 벽돌에서 주말 동안 먹을 빵을 사와야겠다 싶어져서 좌회전하지 않고 직진했다. (<-라이딩 목적은 오직 베이커리;) 서빙고동-이태원 언덕을 끌바해서 계속 갔더니 녹사평이 나오는데 좌회전하면 전쟁기념관, 우회전하면 남산 2,3호 터널이라 좌회전해서 내려왔다.(남산 터널에 인도가 있는지는 모르겠다; 건너본 적이 별로 없어서;) 전쟁기념관 동문-정문-서문으로 이어지는 길은 가로수가 울창하게 우거져서 약간의 다운힐이 더 즐거웠다. 전쟁기념관 서문으로 들어가 북문으로 나와 숙대입구-서울역을 거쳐 덕수궁, 정동극장 쪽으로 나오자 비가 많이 오기 시작해서 경희궁의 아침 근처에 있는 파스쿠치에 들어가 잠시 비를 피했다. 7시 20분쯤 되자 대충 비가 그쳐서 다시 자전거를 끌고 경복궁 앞으로 해서 안국역, 종묘를 거쳐 종로 5가로 내려왔다. 종묘에서 종로로 내려오는 길도 사람은 없고 가로수가 울창한 좋았던 길. 냄새는 좀 났지만; 즐겁게 내려와서 종로 5가에서부터는 계속 동진해서 동대문까지 왔다. 인도도 넓고 사람도 많지 않아서 좋았지만 동대문에 오자 즐거운 길은 끝. 야외 무대의 앰프 소리가 쩌렁쩌렁 울리고 사람들은 인도에 가득차 있고 길은 더럽고 택시들은 길가에 주차해있고 거리에선 뭔가 쓰레기 냄새가 나고.... 어찌어찌해서 겨우 빠져나와서 계속 갔더니 중구 경동교회, 평양면옥 앞을 지나게 되었다. 서울에 살면서 한 번도 와보지 않은 길이라 신기하다고 생각한 순간 예전에 친척오빠랑 냉면사먹고 돌아다녔던 장충체육관이 나왔다. =_= 예전의 기억을 살려 냉면을 먹으려다가 그냥 태극당에서 모나카 아이스크림을 사먹고 장충체육관 앞으로 와서 헨델과 그레텔에서 BLT샌드위치로 늦은 저녁. 맛은 있었지만 좀 늦게 나왔다. 샌드위치, 조그만 컵에 담긴 샐러드, 감자튀김 몇 조각이 8900원. 참치 샌드위치는 6900원이라는데 참치는 싫어서. 대부분의 샌드위치 종류가 8900원이더라. 맛이 없는 건 아닌데 프레쉬니스 버거보다 조금 나은 수준에 샐러드 조금 주고 2천원 더 받는 건 좀 아니지 싶었다. 커피는 일리. 빵은 치아바타더라. 좀 질겼;; 밥을 먹고 나와서 언덕은 끌바해서 넘고 다운힐은 비온뒤라 조심조심 내려와서 성동구 진입. 금호동을 좀 지나자 금호터널이라고 되어 있기에 이걸 지나면 한강이 나오는 줄 알고 신나게 밟았으나 아니더라. -_- 터널을 나와서 급경사의 다운힐을 내려오자 금호역. 계속 시장길로 내려와서 업힐을 피해 우회전을 해서 내려가자 서울숲으로 가는 다리가 나왔다. 다리 이름은 모르겠지만 약간 다운힐, 옆은 서울숲이라 내려오는 길의 전망이 너무 기분좋았다. 신나게 밟아서 서울숲을 통과, 계속 직진하자 이마트. 이마트에서 장을 좀 보고 한강 다리를 건너 집으로 왔다. 오늘 주행 거리는 100키로는 안되겠지만 집에 들어왔을 때도 퍼지지 않고 더 달릴 수 있을 거 같아서 왠지 뿌듯. 자전거를 타면서 깨달은 것은 인간은 온갖 종류의 삽질;을 하고 나도 예외는 아니라는 것. 서울-부산을 자전거로 일주하는 것은 아무것도 아니며 자전거 전국일주, 자전거 세계여행을 하는 사람도 매우 많다. 나도 언젠가는 그런 일을 할 수도, 안 할 수도 있다. 그냥 페달을 돌리며 주변의 풍경이 변해가는 것을 보는 것 자체가 재미있다. 딱히 거창한 목표를 내걸지 않아도 그냥 굴러가는 자전거 위에 앉아 있는 게 재미있다. 아무 의미 없이 서울 시내 한 바퀴 도는 삽질;조차도 너무 즐겁다. 내가 살아있다, 라는 거창한 느낌까지 아니어도 그냥 주변의 풍경을 보는 것만으로도 만족스럽다. 언제까지 이런 기분이 지속될진 모르지만 더이상 라이딩이 즐겁지 않게 되어도 괜찮다는 생각이 든다. 그때는 그 나름대로 다른 즐거움이 있을 거고, 라이딩이 그렇지 않게 되면 아쉽겠지만 그때는 내 힘으로 할 수 없는 것들을 포기할 줄 아는 지혜를 갖게 되지 않을까. 뭐 지금은 비싼 가방을 봐도 자전거타고 들 수 없으니 필요없어, 고급 레스토랑에는 자전거를 못 갖고 들어가니 안 갈래, <-이런 말을 했다가 주변인들한테 제대로 미쳤구나; 하는 반응을 얻고 있고 있지만 그래도 아무 상관없고 오히려 즐겁기조차하니 그것만으로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며칠 시간을 내서 경주 여행을 가려고 관련 서적을 뒤졌다. 제목이 그럴듯해서 집어들었는데 첫 몇 페이지를 읽는 것조차 힘들었다.이유는 - 좋게 말하자면 내가 생각했던 것과는 좀 다른 컨셉이었고, 나쁘게 말하자면 저자가 맘에 안 들었기 때문.
http://www.82cook.com/zb41/zboard.php?id=kit&page=7&sn1=&divpage=3&sn=on&ss=on&sc=on&keyword=tazo&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14433
간만에 뭔가 베이킹할 기분이 나서 시도. 재료는: 당근 갈은 것 3컵, 황설탕 1/3컵 달걀 2개, 바닐라 익스트랙 1t, 오일 1/2컵 파인애플 갈아서 물기 뺀 것 1/2컵 중력분 1과 1/2컵, 계피가루 2T, 소금 1/2t, BS 1t, 설탕 2T 다 섞은 후 당근 갈은 것을 넣음. 건포도나 호두를 넣으려면 이 때. 반죽을 틀에 넣고 350도에서 45-50분 가량. 당근부터 갈아서 황설탕에 재워둬야 함. 갈아서 3컵 정도 나오려면 중간크기 세 개 정도는 갈아야 한다. 크림치즈 프로스팅은 귀찮아서 생략. 생크림 휘핑해서 올려도 됨. ------------ 제작 소감: 오일이 많다 싶었는데 그냥 레시피대로 따라 해보자 싶어서 그대로 넣었더니 역시나 많다. 별로 기름지다거나 느끼하다거나 그런 건 아니고 그냥 축축한 떡...같이 나왔달까. 오일을 저만큼 들이붓지 않아도 당근 간 것이 축축하니까 괜찮을텐데 그 생각을 못했다. 원래 이런 건가 하고 좀 당황했지만 맛은 나쁘지 않았음. 하지만 내가 원했던 건 적당히 포실포실한 느낌이 나는 당근 케익이었는데. 아무래도 오일을 넣지 말고 버터나 20-30그램 정도로 바꿔볼까 싶기도. 거기에 간 당근 3컵은 역시 많다. 2컵, 또는 2와 1/2컵 정도로 줄이는 게 낫겠다. 그리고 견과류는 생략하지 않는 게 좋을 듯. 아 그리고 저 레시피도 양많음. 내 사각팬에 3센티 높이로 다 차더라. 퀵브레드니 가볍게 먹거나 식사대용이 될 수 있는 것도 아니니 내가 반으로 줄인 레시피에서 다시 반으로 줄이는 게 좋을 듯. 요새 들어서야 겨우 뭔가 만들 여유가 생겨서 쿠키도 굽고 이것도 구워봤는데 계속 실패다. CIA쿠키 레시피로 구웠는데 영 별로. 10분으로는 안 익어서; 15분간 구웠더니 돌덩이;가 되어 버렸다. 녹차 비스코티도 구워봤는데 바닐라 익스트렉을 들이부었는데도 날가루 냄새가 나서 역시 쓰레기통행. 베이킹 손놓고 있다가 몇 달만에 구워서 그런걸까. 의외로 동네에 내 기준에 맞는 제과점이 없고 그나마 괜찮은 take urban의 빵들은 이제 슬슬 질려가서 빵도 직접 구워야 할 거 같은데 이런 상태로는 먹을 수 있는 게 나올지 두렵-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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